식사를 마치고 겨울궁전에 있는 에르미타주미술관으로 이동하여 13:03 에르미타주(Hermitage)미술관에 도착한다.
이곳은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에 손꼽힌다. 현재 본관의 일부인 겨울궁전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의 황궁인데 1762년에 완성된 겨울궁전은 건축가 라스트렐리 (Ý B. Rastrelli)의 작품이다.
'에르미타주'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로 은둔자를 뜻하는 eremites 에서 비롯됐는데 한정된 사람만 들어올 수 있어서 그렇게 불렀지만 지금은 공개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현재 1,020여 개의 방에 300만 점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고 지붕 위에는 176개의 조각상이 있다. 박물관의 작품을 1분에 하나씩 하루 8시간씩 관람한다면 15년이 소요된단다.
미술관 입구에서 잠시 기다린 후 500루불짜리 입장권을 받아들고 들어간다. 가이드가 미리 예약을 해둬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간다고 자랑한다. 관광객들이 워낙 많으니 그마저도 고맙다.
13:10 드디어 안으로 들어왔는데 입구 왼쪽에 Group Entrance Only가 별도로 있다.
홀에 커다란 수반이 먼저 눈에 띄는데 겨울의 나라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입구쪽에 스테파노 마데르노(Maderno, Stefano)의 작품인 라오콘(Laocoon)이 있고 그 옆에 호오돈(Houdon)의 볼테르 흉상(Bust of Voltaire)이 자리잡고 있다.
1층 회랑은 대충 지나고 이 미술관에서 꽤 유명한 요르단 계단(Jordan Staircase)을 오른다. 계단 중턱에는 Justice라는 이름의 정의의 여신 조각상이 내려다 보고 있고 벽은 금박을 입혀 치장한 장식물들이 화려하다.
요르단계단은 예수를 기리는 세례식이 네바 강에서 치러졌을 때 황실 가족이 여기서 관람한 것에서 유래됐다. 대사의 계단이라고도 불리는데 외국사절이 오면 이곳을 지나 알현실로 가게되고 계단을 오르면서 그 화려함에 한차례 기가 죽었다고 한다. 1837년 화재 후 스타소프(Stassov)에 의해 복구되었다.
요르단계단은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 여제 때 라스트랠리(Francesco Bartolomeo Rastrelli)의 설계로 지어졌는데 이곳은 궁전 내부에 유일하게 남은 라스트렐리의 작품이다. 계단이 낮고 넓은 것은 드레스를 입은 여황제가 편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하기 위해서라고한다.
계단 옆의 창을 보면 창문의 모양은 같은데 유리로 된 것과 거울로 된 창문이 있다.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연속된 창문을 만들고 벽에 붙은 창문에는 유리를 넣은 것으로 건물 전체를 더 넓고 웅장하게 보이기위한 효과를 위한 것이다.
요르단 계단의 천장화는 18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디치아니의 작품으로 올림푸스와 고대 그리스 신들을 나타낸 프레스코화로 1839년 작품이다. 올림푸스신전에서 어울려 노는 신들의 모습으로 꾸며진 작품인데 나팔을 부는 천사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그리스신들과 부조화를 이룬다. 그리스 신들과 성경의 장면이 뒤섞여있는 당시 러시아의 종교상을 보여준단다.
요르단계단 샹을리에를 올려다 보고 요르단계단을 지나 6명의 장군 초상화가 걸려있는 사령관홀이라고도 부르는 장군홀에 들어선다. 장군의 방에도 중앙에 커다란 수반이 놓여있고 창문 옆에 볼타바전투(Battle of Poltava) 승리를 기념하는 그림이 걸려있는데 1709년 7월 볼타바 전투에서 스웨덴 군사들이 표트르 대제에게 투항하는 장면이다. 그 옆에 니콜라스 세바스찬 프로스테(1790-1856)가 그린 알렉산드르 바실리에비치 수보로프 림니크스키(Alexander Vasilyevich Suvorov, 1729-1800) 사령관 초상화가 있다.
그리고 예카테리나(Yekaterina)여제의 연인이었던 그레고리 포템킨(Gregory Potemkin) 장군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그는 거대 성기를 가진 역사적 인물 6인 중의 한 사람이란다. ㅋㅋ 좌측 끝에는 카잔성당 앞에 서있는 동상의 주인공인 나폴레옹 전쟁의 지휘관 미하일 쿠투조프(Mikhail Illarionovich Golenishchev-Kutuzov) 초상화가 자리잡고 있는데 캔버스에 유화로 표트르 바실리에비치 바신((Pyotr Vasilievich Basin 1793-1877)이 그린 것이다.
장군홀의 기둥은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들인데 기둥과 기둥 사이의 벽에 초상화가 딱 맞도록 그려졌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그래서 기둥 사이의 크기에 안맞는 그림은 후에 추가된 그림들이라고 한다.
장군홀을 보면 실내에 테라스를 만들고 아래에 배치된 식물들을 보면서 실외에 있는 기분을 가졌다고한다.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 임을 실감케하는 모습인데 홀 중앙에 청금석으로 만든 커다란 수반에 꽃과 식물을
장식해놓고 즐겼다고 한다.
그 다음에 194번방 표트르 홀(소옥좌관)로 들어가는데 입구 상단에는 표트로황제의 전투장면을 스투코(stucco)로 그린 그림이 붙어있다. 스투코는 골재나 분말, 물 등을 섞어 벽돌, 콘크리트, 어도비나 목조 건축물 벽면에 바르는 미장 재료로 건물의 내구성과 방화성을 높여준다.
홀의 벽 가운데 오목한 벽면에 아미코나의 '표트르 1세와 미네르바' 그림이 있고 앞쪽에 러시아 제국 로마노프 왕조의 4대 황제인 안나 이바노브나(Anna Ivanovna)의 왕좌가 있는데 1731년 니콜라스 클로젠에 의해 런던에서 제작했다.
이 홀은 표트르 대제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된 공간으로 1833년 프랑스 건축가 드 몽페랑(Auguste de Montferrand)의 설계로 건축되었다.
천사들과 승천하는 예수를 그린 그림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문장관으로 건너가는데 건너편 194번방 게오르기 홀(대옥좌관)에 표트르대제가 앉았던 옥좌가 보인다.
황금 기둥의 방이라고도 불리는 195번 방 문장관(The Armorial Hall)은 리셉션 등 공식 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넓은 홀로 스타소프(Vasily Petrovich Stasov)에 의해 건축되었다. 거대한 이탈리아산 대리석 기둥에 금박을 입혀 장식해서 황금기둥의 방이라고도 부른다.
중앙의 거대한 상들리에에는 러시아의 도시와 가문에서 사용되던 문장이 장식되어있는데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1057 개의 방 중 공개된 방 400여 개에서 가장 넓은 방이라고 한다.
출입문 양편에는 러시아 국장, 군인상 부조가 있는데 러시아 군인 두명이 부대 표지봉을 들고 있고, 가운데에는 국장봉, 끝에는 쌍두 독수리가 올려져 있다. 홀의 중앙에 역시 거대하고 화려해 보이는 수반이 놓여있는데 이탈리아산 통대리석을 깎아서 만든 것이다. 역시 위쪽에는 내려다 볼 수있는 테라스가 만들어져있다.
이제 문장관을 나와 197번 방인 1812 전쟁 갤러리(1812년 회랑)로 이동한다.
회랑의 정면에는 1837년 크류게르가 그린 나폴레옹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알렉산드르 1세 (Alexandr Pavlovich, , 1777~1825, 재위 1801~1825) 초상화가 붙어있고 우측 벽에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Friedrich Wilhelm III, 1770-1840, 재위 1797-1840)초상화가 있다. 맞은 편에 나폴레옹 전쟁 시기의 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 프란츠1세(Franz I, 1768-1835, 재위 1792-1835) 초상화가 붙어있다. 알렉사드르 1세 초상화 위에 화려한 쌍두독수리의 조각이 장식되어있다.
까를로 로시의 설계로 만들어진 1812 전쟁 갤러리로 나폴레옹 군대 격퇴를 기념하는 방이다. 이방을 설계한 까를로 로씨는 19세기에 러시아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이다. 알렉산드르 1세의 주문으로 영국의 화가 조지 도어(Georges Dawe)가 332명의 초상화를 그렸다. 나폴레옹 전쟁(1812 조국전쟁) 당시 장군들과 전후에 장군 계급을 받은 이들의 초상화들이 전시되어있다. 초상화를 그리기 전에 사망한 13명의 자리는 빈 자리(녹색)로 남겨져 있는데 다른 설도 있다. 앞쪽에 2개 오른쪽에 7개 왼쪽에 4개로 모두 13개의 초상화 자리가 비어있는데 가이드 설명으로는 1825년 데까르트의 난과 관련된 장군들의 초상을 떼어냈다고 한다. 금색 액자틀의 하단에 초상화 주인공의 이름이 적혀있는데 러시어라 알 수가 없지만 비어있는 액자에도 이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후에 초상화가 제거된 듯하다.
한쪽에 모스크바 철수 작전(도시 전체를 비움)으로 나폴레옹 전쟁 승리를 이끈 쿠투조프 장군 초상화가 있는데 뚱뚱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위해 항상 옆으로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 옆에 나폴레옹 전쟁 때는 패했으나 공을 인정 받은 콘스탄틴 파블로비치 대공 초상화가 보인다.
회랑에 만든 방이기 때문에 천정은 채광창으로 되어있다
전쟁 갤러리를 나와 대옥좌관으로 불리는 198번 방인 성 게오르기 홀(St. George Hall)로 이동한다.
1841년 완성된 후 러시아 황실의 공식적인 행사가 주로 이곳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기둥과 석재들은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성 게오르기(성 조지, St George)는 군인으로 존경받았는데 사후에 스크바 수호성인이 된다. 러시아 장군이었던 성 게오르기는 점령지마다 기독교를 전파하여 성인으로 추대된 것이다.
안나 이바노브나 여제의 주문으로 영국의 금세공 장인인 니콜라스 클로젠이 만든 금도금 옥좌가 있고 천정도 화려한 금세공으로 장식되어있다. 옥좌 등받이와 뒤 붉은 벨벳 벽에 쌍두독수리 러시아 제국 문장이 새겨져 있는데 씽두독수리는 러시아가 동서로 영토를 길게 뻗고 있어 이런 황제의 문양을 만들었다. 쌍두독수리의 가슴에 말을 탄 게오르기 성인이 새겨져있다. 천정에는 쌍두 독수리 장식을 한 샹들리에들이 줄지어 있어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대옥좌 상단 벽에 말을 탄 게오르기가 전투 모습으로 양각되어있고 그 앞에 당시에 황제들이 쓰던 실제 왕관이 놓여져 있다. 옥좌는 1832년도에 만들어진 진품이라고 한다.
홀의 바닥은 화려한 문양으로 꾸며져있는데 문양을 그린게 아니라 자연석의 나무조각들을 짜 맞추어서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16 종류의 나무들을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이런 기법을 상감기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천정과 대칭이 되도록 똑같이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천정에도 금으로 장식된 쌍두독수리 문양이 있고 네모 문양 안에는 말을 탄 게오르기 모습이 새겨져 있다.
대옥좌관을 나와 이동 중에 상아로 만든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하데스(Hades)라는 작품이 복도에 전시되어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The Rape of Proserpina인데 오스트리아 조각가 시몬 트로거(Simon Troger, 1693 - 1768)의 작품이다. 그 옆에는 말을 탄 성직자의 조각이 있다.
둘로 접는 성상화를 딥틱(Diptych)이라고 하는데 1430년대 오스트리아 화가인 로베르 캄팽Campin, Robert)이 그린 성성화가 걸려있다. 딥틱의 Left Wing은 죽은 예수를 그린 삼위일체(Trinity) 이고 Right Wing은 난로가의 성모와 아기예수(The Virgin and Child by a Fireplace)라는 그림이다.
이런 복도에도 구역 넘버가 부여되어 있는데 지나는 곳은 룸 261인데 예수의 성화가 있는데 1400년대 중반 네델란드 화가 웨이든(Weyden)이 그린 십자가에서 내려 오심(The Descent from the Cross)이다.
복도의 유리창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되어있고 주변에 여러 그림들이 있다. 스쳐지나가는 작품들이 모두 그만한 가치가 있을텐데 자세히 볼 시간이 없어 안타깝다. 예수 그리스도를 돌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섬세하게 묘사된 스테인드 글라스가 멋있게 보인다.
복도에 전시된 작품들을 정신없이 훑어보며 걷다보니 룸 259(복도에 붙인 번호)를 지나는데 접시에 러시아 황제의 상징인 쌍두독수리와 사자가 그려진 접시화들도 보인다. 사자가 방패를 들고 있는 모양의 접시는 르네상스 때 발달한 마졸리카(majolica)로 15세기의 스페인작품이다. 진열장 안에 상아로 만든 아기를 안은 마돈나 상인 Figurine of the Standing Madonna with Child는 14세기 작품이다.
복도를 지나가다 보니 밖으로 예카테리나 2세가 꾸민 중앙 정원이 보인다.
204번 방인 파빌리온홀(Pavilion Hall)로 들어간다. 파빌리온은 정자라는 뜻인데 밖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 모양의 공간이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 이 방은 니콜라이 1세 1858년에 궁정 건축가 안드레이 스타켄슈나이더(Andrei Stakenschneider)가 만들었는데 그는 우리가 민속공연을 관람했던 니콜라이궁을 지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방 전까지는 마루바닥이 나무로 되어있었는데 파빌리온 홀은 대리석으로 되어있다.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잘라 색색으로 모자이크해서 화려하게 장식했는데 나무 마루바닥에서 본 것과 같은 상감기법이다.
홀 중앙에는 로마양식의 모자이크화가 있는데 에카트리나 2세때 1세기 후반 티투스 황제가 로마 북쪽 오트
리콜리에 만들었던 목욕탕의 바닥 모자이크를 본떠 만들었다. 원본은 18세기 후반 발굴돼 바티칸박물관의 원형 전시관에 전시돼있다. 모자이크화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 켄타우로스(Kentauros)의 일생이 묘사되어있다. 켄타우로스와 인간 라피타이족(Lapithai: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부족으로 그리스 북부 테살리아의 펠리온 산 부근에 살았다고 함)의 싸움에서 인간이 이기기 때문에 승리의 의미로 많이 장식된다. 원형 모자이크의 중심에 메두사(Medūsa)의 얼굴이 역시 상감기법으로 묘사되어있다.
다음은 에레미타주박물관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황금 공작 시계(Peacock clock)를 볼 차례이다.
18세기 후반 영국 금세공 장인이자 자동 기계 전문가 제임스 콕스(James Cox)의 작품으로 러시아의 장군이자 외교관인 포템킨이 런던에서 구입하여 예카테리나 2세 여제에게 선물한 것이다. 200년동안 고장없이 작동되고있는데 매주 수요일에 한 번 실제 작동하는 걸 볼 수 있단다. 태엽으로 움직이는 고전적인 방식이어서 고장이 잘나지 않는다고 한다.
좌측에 머리를 흔들고 눈과 발을 움직이는 올빼미가 새집에 들어있고 황금나무 앞에 작은 붉은색 버섯에 요즘의 디지털 계기판을 닮은 시계가 있는데 로마자는 시간을 아라비아 숫자는 분을 나타낸다. 버섯 위에 잠자리가 한 마리 앉아있는데 초침을 나타낸다고 한다.
한쪽에 공작시계의 작동을 보여주는 영상이 나온다. 정시가 되면 공작과 닭, 올빼미가 고개를 까닥이면 움직이고 새장이 열두 바퀴를 돌고 멈추면 공작이 날개를 활짝 피고 빙빙 돌아간다. 목을 길게 빼 머리를 움직이고 부리를 벌리고 그러다 꼬리 깃털을 접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수탉이 고개를 몇 번 흔들면서 우는 것으로 끝난다.
후기가 너무 길어져서 2편으로 넘긴다.
에레미타주미술관-1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nyUBIgORG78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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