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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담쟁이 / 최영희

HIIO 2025. 1. 21. 10:15

겨울 담쟁이 / 최영희

 

봄날에 지녔던 푸르던 꿈과 소망

길을 가다

담장에 달라붙은 겨울 담쟁이 앞에 발을 멈춘다

내가 살아온 길만큼

담쟁이 살아 낸 길도 복잡하다

생각에 잠긴다

볕을 따라 오르다

밤에는 달을 보고 별을 보고

앞만 보고 살아 냈을

핏기 마른 가슴, 연민으로

코끝이 싸아-하다

 

부서지는 겨울 햇살

빨랫줄에 삶아 빤 옷가지를 털어 넌다

내 낡은 팬티가 햇살에 웃고 있다

담벼락에 매달린

마른 담쟁이, 그 싸아-한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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