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담쟁이 / 최영희
봄날에 지녔던 푸르던 꿈과 소망
길을 가다
담장에 달라붙은 겨울 담쟁이 앞에 발을 멈춘다
내가 살아온 길만큼
담쟁이 살아 낸 길도 복잡하다
생각에 잠긴다
볕을 따라 오르다
밤에는 달을 보고 별을 보고
앞만 보고 살아 냈을
핏기 마른 가슴, 연민으로
코끝이 싸아-하다
부서지는 겨울 햇살
빨랫줄에 삶아 빤 옷가지를 털어 넌다
내 낡은 팬티가 햇살에 웃고 있다
담벼락에 매달린
마른 담쟁이, 그 싸아-한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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