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바람꽃을 아시나요 김승기아주 世俗을 떠난 것도 아닌데,하루에도 몇 번씩 절간 뒷산을 오르내렸어요.얼음이 된 눈이 이제 막 녹았을까 싶은 날동안거로 움츠린 가슴 펄쩍이는 바람 기운에또 산을 올랐어요.거기서 만난 꽃, 반가웠지요. 기뻤어요.물어보았지요.뭔 이름이 꿩의바람이냐고.되묻더군요.무슨 일로 이 산중에서오래도록 세월을 애써 흘러 보내느냐고.아차, 싶었지요.말 못하고 쳐다만 보았어요.빙긋이 웃으며 말하더군요.그런 질문 수 없이 들어 이젠 이골이 났다나요.세월의 바람에 무뎌졌대요.그러면서 또 말하더라고요.마음을 비웠다 비웠다 하면서도세상살이에 부대끼다 속상하여지금 내 앞에 섰지 않았느냐고.흐르는 세월에 공을 들여야 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