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비름 김승기 시인 말똥 쇠똥 뒤집어쓰고 발길에 채이며 많은 세월을 무시당했느니라 참으며 이겨내야 좋은 꽃을 피운다 해서 괴로움을 약으로 삼았느니라 아무렴, 죽기는 쉬워도 살아내기가 더 어렵다는 겨울 그렇다고 쉽게 죽을 수야 없지 않느냐 이 줄기 저 줄기 드문드문 한겨울에도 살아 있는 시퍼런 잎사귀, 억척으로 살아온 삶의 누더기 왜 떨쳐버리고 싶지 않았겠느냐 겨울을 건넜다고 쉽게 또 살아지는 세상이더냐 그래도 살아야지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도 다 뜻이 있어 이 세상에 나왔을 터, 꽃을 피우고 나야 죽어지는 목숨 작지만 눈부시게 피워야지 차거운 땅바닥에 드러누워 천대받으며 살았어도 돌각서리 틈바구니에서 단단해지는 두터운 잎으로 노랗게 꽃 피워내는 걸 그래,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