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에 부쳐
목덜미를 파고드는 바람처럼
너와 나 사이도 냉기가 돌고 있네.
연락 없이 지나친 시간들이
우리를 겨울로 밀어냈네.
한때 뜨겁게 얽혔던 손길이
이제는 서늘한 잔상만 남기고
그 시절 뜨겁던 온기의 조각들이
찬 서리 내린 듯 아득해졌네.
사람의 사이에도 끝이 있음을
불안한 예감을 억누른 채 잡았던 손은
입동의 찬 바람에 무너지고
저만치 멀어져만 가네.
계절이 변한 탓은 아니지만
마음이 변하니 따스한 눈빛도 얼어붙네.
서로가 온기를 잃어가는 동안
우리는 깊은 겨울이 되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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