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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향기 - 밤꽃 피는 마을 - 백승훈

HIIO 2025. 3. 28. 09:54

밤꽃 피는 마을

백승훈


하얀 밤꽃이
흐드러지게 핀 마을을 만나면
외딴 집 문간방이라도 빌려
하룻밤 묵어 가고 싶어진다
 
오래 걸어온 나그네의 발냄새처럼
징하게 풀어놓는 밤꽃향기에
밤새도록 실컷 취하고 싶다
 
보잘 것 없는 무지렁이 삶이라 해서
한 번 쯤은 밤꽃처럼
독한 향기 징하게 내지른 적
왜  아니 없었겠는가
 
흰 밤꽃이 달빛 받아
더욱 희어지는 밤이면
화려한 꽃만 찾아 헤매던 나를
잠시 내려놓고
밤꽃 향기보다 독한 삶의 냄새에
흥건히 취하고 싶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 밤나무 꽃 : 밤나무는 참나무 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키는 10~15M까지 자라고 6월에

흰색의 꽃이 핀다. 꽃은 암수 한그루로 수꽃은 고리 모양의 긴 꽃이삭에 달리고 암꽃은

그 밑에 2~3개 달려 피고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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