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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귀 - 장요원

나무의 귀 - 장요원 가지마다 붙어 있던 소리들을 나선의 밑동으로 밀어넣고 새들이 푸른 귀를 찾아 날아갔다 펄럭이던 그늘보자기가 어진 나무의 소리를 다 싸서 가고 가끔 햇볕의 뼈대만 흔들리고 있다 어디선가 날아온 비닐이 머플러처럼 나뭇가지를 감고, 아직 남은 몇 장의 귀가 은색의 소란을 듣고 있다 이파리들의 소임은 나무의 귀, 햇볕의 등에 그늘을 붙였다 떼는 일 바람의 행선을 알리는 일 엽록의 달팽이관에 새들의 졸음을 재워주기도 한다 은밀한 파동이 들어있는 몇 칸의 서랍이 만들어지고 있을 오동나무 햇빛 두어 채 개켜두거나 혹은, 새들의 사서함이거나 노숙하는 구름이 묵어갈 서랍들 따뜻하라고, 은색의 비닐머플러가 감겨져 있다 늙은 오동나무는 늙은 바람의 목덜미이다 무거운 귀를 툭툭 흘리고 맨몸으로 서 있는 ..

좋은 글 2024.04.18

한시(漢詩)로 배우는 漢文과 중국어 - 1287 ★春日卽事 基五 - 舒邦佐 - 1

#1287 한시(漢詩)로 배우는 漢文과 중국어 ★春日卽事 基五 - 舒邦佐 - 1 한시나 사서삼경등 한문의 명문장을 감상합니다. 중국어와 한문, 한자를 익히며 한시를 즐겨보세요. 좋은 글을 한문으로 읽어 마음과 정신의 풍요로움을.... 이 시는 봄을 맞아 쓴 시로 농사비가 오는 곡우 즈음에 쓴 시입니다. 내용: 穀雨催秧蠶再眠 (곡우최앙잠재면) 采桑女伴罷鞦韆 (채상녀반파추천) 곡우 되어 못자리 설치하고 누에 두 잠 드니 아가씨들 그네뛰기 그만두고 뽕잎을 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