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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6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 시인​​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인생이 길다 한들천년만년 살 것이며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

좋은 글 2024.06.03

목 화 - 김승기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목 화 - 김승기 이루지 못한 한이 있어나무의 꽃이라 했는가영화롭던 貊朝鮮의 꿈은뿌연 안개 속으로 아득하고붓두껑에 실려온 기구한 운명이캐시밀론에 밀려도허옇게 웃음 흘리며두 번씩 피는 꽃그대여, 내 품에 안겨다오여린 마음을 힘껏 보듬어안으로만 삭이는 그리움까만 눈물이 되어 맺혔네※ 목화 : 무궁화(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동아시아 원산이며, 우리나라 각처에서 재배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마주나는데 손바닥 모양으로 잎자루는 길고, 3~5갈래로 갈라지는데 갈래의 끝이 뾰족하다. 8~9월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피고 시간이 지나면서 홍자색으로 변한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드는데, 처음 필 때는 유백색이었다가 점차 황백색으로 다시 담홍색으로..

좋은 글 2024.05.31

5월의 소고 / 정심 김덕성

5월의 소고 / 정심 김덕성5월도 하순에 접어들면서한낮은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해여름 다가온 듯싶고장미의 계절 오월여왕으로 군림한 오월 어느 날달리는 차창 밖에도로변 백 미터 남짓 늘어선 담에보란 듯이 장엄하게 피어난절세의 미모를 자랑하는 장미미모뿐이랴온 누리를 퍼져 나가는 장미향누가 뭐래도 사랑의 향기로천하를 석권한 장미향오월은장미가 피어 더 아름답고희망 빛이 더 짙게 빛나면서미를 꿈꾸는 꿈의 계절이설렘으로 깊어가고

좋은 글 2024.05.30

유채꽃 연가 / 정심 김덕성

유채꽃 연가 / 정심 김덕성축복이 내리는 듯싶은화창한 봄의 황금세상 이룬 들판엔찬란히 내리는 햇살의 환한 미소사랑의 하모니 이룬다비올 듯 울적했던 하늘도금세 희망을 품으며 푸른 빛 빛나고벌 나비 반기는 노란 함박웃음얼마나 평화스러운가들판을 메우는 황금세상새 꿈을 노래하며 추억을 더듬으며활짝 피어난 희망으로 핀 유채꽃그대 이름은 명랑함이라비상하는 희망을 꿈꾸며명랑하게 웃는 맑고 환한 노란미소고운 추억을 담는 유채꽃밭은가슴마다 꿈과 사랑을 심어주어불꽃 피는 사랑 터이구나

좋은 글 2024.05.28

개불알풀꽁:이름 불러주는 일 - 백승훈

이름 불러주는 일 - 백승훈전남 화순죽수서원 가는 길에파란 꽃무리가 밭둑에 아른 거렸습니다.하마비 앞에서 차를 내렸을 때제일 먼저 나를 무릎 꿇게 한 그 꽃은개불알풀꽃이었습니다.꽃 이름을 묻는 친구에게입에 담기 민망한 이름 때문에한참을 망설이다가 다른 이름을 일러주었더니친구는 꽃을 향해'봄까치꽃!' 하고 꽃이름을 불렀습니다.봄볓을 쬐던 녀석들도제 이름 불러주어 신이 났는지환호하듯하늘빛 꽃송이를 마구 흔들어댑니다.사랑은이름 불러 주는 일입니다.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그는 당신에게로 와서 꽃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개불알풀꽃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두해살이풀로 길가의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 5∼30cm이다. 부드럽고 짧은 털이 나며,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져 옆으로 자라거나 비..

좋은 글 2024.05.24

무르익은 5월 - 박동수

무르익은 5월 - 박동수 산 곳곳 푸른 핏줄을 세우고혈관을 늘리는 소리귀가 멍멍하게 울려온다일렁이는 푸른 너울 속에는무르익는 오월의 굉음녹색의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발자국을 겨우 옮기던어린 새들의 첫 비행하는 안간힘녹색 잎 위에 땀방울이 맺히고쏟아져 내리는5월의 눈부신 햇빛에줄기마다 뽑아 올리는 파란 수혈터질 듯한 봉우리의 젖가슴소리지르는 냇물은비늘을 세워 노 저으며바다를 향해 달리는무르익은 오월은 풍요하리

좋은 글 2024.05.21

보리앵두를 먹는 법 - 이정록 #소만

보리앵두를 먹는 법 - 이정록    앵두를 오래 먹는 법은 따 먹지 않는 거다  한 주먹 우물거려도 앵두씨나 가득할 것을  싸돌아다니는 닭들 목구멍이나 막히게 할 것을   툇마루에 그림자 하나 앉혀놓고 눈으로 먹는 거다   보리알만 해진 눈곱 곁에 앵두알 눈동자를 짝 지우는 거다   눈동자 속으로 날아드는 새들의 노랫소리까지 받아먹는 거다   앵두뺨을 훔치는 소만 망종의 달빛까지 핥아먹는 거다   앵두뺨과 앵두이파리의 솜털이 내 귓불에도 돋아나게 하는 거다   그리하여 달빛앵두인 양 날 훔쳐보는 사람 하나 갖는 거다   나 몰라라 슬그머니 앵두이파리 뒤쪽에 숨어   혼자 날아온 새처럼 깃이나 다듬는 거다   처음 만나는 눈길인 양 쌍꺼풀만 깜짝이는 거다   돌아앉아 앵두가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나직이 우..

좋은 글 2024.05.20

박태기나무 꽃을 보면 - 김승기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박태기나무 꽃을 보면 - 김승기봄 길을 걸을 때마다담장 옆에만 꼭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가지마다 팥알 같은 꽃을촘촘히 달고 있는 박태기나무는가슴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어릴 적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보릿고개의 마루턱에서손자의 생일을 위해열 돌을 먹어야만 무병장수한다며십 년을 한결같이수수경단을 만들던쭈글했던 할머니의 손을 생각하게 한다볼 수 없는 할머니의 얼굴이휑한 가슴 속에서 되살아나고,그렇게도 먹기 싫었던 수수경단의오돌톨하게 붙어 있던 팥알들이오늘 박태기나무 꽃으로 다시 피는 것은,나이를 먹으면서 어쩔 수 없이할머니를 닮아 가는 건 아닐까깜짝 놀라며 진저리를 치곤 한다※ 박태기나무 : 콩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중국 원산인 귀화식물이..

좋은 글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