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예찬 - 靑山 손병흥 매화예찬 - 靑山 손병흥 초봄에 피어나 고결한 기상을 자랑하는 휘파람새의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이 깃든 시인 묵객들 단골 작품소재였던 매화나무 양지 녘 따스해진 햇살아래 찬바람 견디며 추운 날씨에도 곧은 절개로 꽃을 피워내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 화목 흰 꽃이 피는 흰 매화 분홍 꽃 피는 분홍매화 봄소식을 알려주고 있는 장미과의 낙엽소교목 상처가 나고 굽어져 고사한 줄기 몸에 지닌 채 새로운 싹을 틔워 고난역경 극복한 그윽한 향기 좋은 글 2024.03.19
바람꽃(雪降) - 박동수 바람꽃(雪降) - 박동수 바람이 불면 피는 꽃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창백한 슬픈 사랑 바람에 날려 보내려면 자리 잡아 핀들 무엇 하는가 피고 지는 장함과 영근 씨앗을 껴안고 살아가는 긴 인내의 기다림 속 위대한 삶의 아픔을 바람에 날려 보낼 일이지 음습한 골짜기 찾아 돌아앉은 네 슬픈 사랑 안고 바람만 기다리는 비련(悲戀)의 꽃 Anemone 여! 좋은 글 2024.03.18
병꽃나무 - 김승기 병꽃나무 - 김승기 오랜 시간 많은 것을 채우기만 했지 하늘까지 채우고도 늘 굶주린다 했지 하늘에 매달린 항아리 무거워서 거꾸러진 병 주둥이 무엇 할까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가 그래 그렇지 세상은 채우는 것이 아니야 있는 대로 어우러지는 거지 허공을 풀어 놓는다 항아리를 비우는 작업을 한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 병꽃나무 : 인동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한국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기슭 양지에 자생한다. 잎은 마주나는데 계란형 또는 타원형으로 양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털이 있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깔대기 모양의 꽃이 피는데 처음에는 황록색으로 피어 나중에 붉은색으로 변한다. 9월에 가늘고 길쭉한 열매가 두 개로 .. 좋은 글 2024.03.15
미완성 봄의 아름다움 - 송정숙 미완성 봄의 아름다움 조금씩 피워내는 미완성 봄이 경이롭고 신비하고 하여 더 마음이 들뜬다 사람이 서로 만나 조금씩 정이 쌓여가며 이웃이 되고 친한 친구 되어 살아가는 참 모습도 그러하리 여행 전 날은 그 설렘으로 잠 못 이루며 얼마나 들뜨던가 지금 움트는 봄도 그럴 것 같다 새로운 곳에서의 바람, 햇살, 파도, 만나는 사람 모두가 새싹을 처음 대하듯 그런 기쁨을 주는 만남이더라 좋은 글 2024.03.14
생강나무 꽃 / 이문조 생강나무 꽃 / 이문조 김유정의 동백꽃을 아시나요 이른 봄 강원도 산골짝을 수놓는 노란 병아리들 생강나무 꽃 산수유와 닮은 듯 다른 꽃 생강나무 꽃 그 이름 아는 사람 그 이름 다정히 불러주는 사람 별로 없어도 섭섭하지는 않답니다 그 유명한 김유정의 동백꽃 그게 바로 생강나무 꽃이랍니다. 좋은 글 2024.03.12
산수유 연가 / 정심 김덕성 산수유 연가 / 정심 김덕성 불어오는 춘풍을 안으며 곱게 내리는 따사한 햇살 품에 품으며 방긋방긋 웃는 노란 미소를 머금는 노란 봄의 예쁜 새아씨이어라 겨우내 거친 긴 기다림 속삭이듯 잔잔한 숱한 이야기 품고 사랑을 고백하는 노란 꽃송이들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이구나 님을 그리는 뜨거운 사랑 이어지는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알알이 맺은 진실한 노란 사랑을 화객마다 봄을 선물하누나 새봄에 감사하는 산수유 해맑은 노란 미소 정겹게 다가오고 속살 들어내며 알알이 핀 꽃송이 감미로운 노란 사랑의 새아씨여 너무 아름답소이다 좋은 글 2024.03.11
풀꽃이 아름다운 이유:이질풀 - 백승훈 풀꽃이 아름다운 이유;이질풀 - 백승훈 모악산 마실길 따라 연리지 보러 가는 길에 산골 새악씨 같은 분홍색 이질풀 꽃을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두 나무가 몸을 합친 연리지가 상생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자신을 모두 내어주어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이질풀은 얼마나 아름다운 희생인지요. 나무와 평생을 살아온 목수는 자신의 살 집을 짓지 않고 아이의 머리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습니다. 아픈 사람에겐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따뜻한 사랑이 있기에 작은 들꽃들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들꽃 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좋은 글 2024.03.08
봄비 채취하러 길을 나서다 - 다서 신형식 봄비 채취하러 길을 나서다 - 다서 신형식 가지산 감아돌아 청도 가는 길 비탈, 밤새 뒤척이던 어둠의 음모는 한줄기 햇살같은 염화미소를 입가에 흘리고 동안거 해제일에 맞추어 도열된 펫트병 옆에 나도 선다. 하늘 향해 뚜껑 열고 눈이란 눈은 모두 다 지그시 감으면 천국으로 향하는 고무 대롱, 그 끝을 타고 봄이 내린다. 굳이 계절의 허벅지 쯤에 구멍을 내지 않아도 비는 오는 거다. 봄비는 내리는 거다. 개구리 깨어날 경칩까지라 제한하지 않아도 노란 쪼끼에 채취면허 적지 않아도 속 보이는 병 옆에 나란히 서기만하면 봄비는 오는거다. 배꼽을 지나 명치를 타고 가슴 속 깊이까지 배달되어 오는 거다. 펫트병 하나에 만원이라 굳이 써붙이지 않아도 고로쇠 액 흐를 쯤이면 비는 오는 거다. 눈 지그시 감고 입 벌리고 .. 좋은 글 2024.03.07
경칩 - 유창섭 경칩 - 유창섭 봄으로 가는 날은 가까우나 거저 오는 게 아니야 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 꽃샘 눈보라가 밀려오고 꽃샘 추위가 부풀어 오른 꽃눈 얼어터지게 하면서 소란스럽게,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 내라며 쌓아 두었던 미움 모두 내놓으라며 올 것은 모두 데리고, 보이지 않던 소리들 더불어, 가장 낮은 곳으로 온다 땅 바닥에 바짝 엎드린 쑥과 냉이 가장 먼저 몸을 털고 일어서서 발 밑에 욕심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야 좋은 글 2024.03.05
홍매화 향기처럼 / 정심 김덕성 홍매화 향기처럼 / 정심 김덕성 심술부리는 꽃샘추위 이따금 슬쩍 건드리는 훈풍 붉은 매화향기 날리며 지나는데 붉은 꽃망울이 주는 귀여움은 님의 솜씨 들어내누나 추위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강인함과 화려함을 들어내는 자태 품은 부드럽고 맑은 가슴에는 님의 사랑이 넘쳐흐르네 볼수록 깊이 빠져드는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로운 홍매화 님의 은혜와 사랑을 들어내며 환희의 봄을 찬양하누나 님의 영광을 들어내는 영영 불변하는 순결한 사랑의 꽃 그윽하고 향기로운 홍매화 향기처럼 님의 꽃향기로 당신에게서 풍겨나기를 좋은 글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