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러시아 여행후기-7 모스크바 →상트 페테르부르크-마르스광장

HIIO 2021. 1. 20. 13:28

7:30 호텔을 떠나 상트 페테르부르크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어제 호텔로 돌아올 때 봤던 장승같은 동상을 다시 만나는데 1861년 우주비행에 성공한 우주비행사 유리가가린의 동상이다.

길에 한 칸짜리 트램이 많이 다니는 모스크바 거리 모습을 보며 페테르부르크로 가기위해 레닌그라드역으로 향한다. 레닌그라드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옛 이름인데 러시아에서는 역 이름에 도착지명의 이름을 붙인다. 그러니까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오는 역의 이름은 모스크바역이 된다.

레닌그라드역에 거의 도착하는데 차창의 좌측으로 보이는 교회같은 건물은 카잔 등 동쪽으로 가는 카잔스키 역(Казанский вокзал)이다. 레닌그라드 역이 있는 콤소몰스카야 광장에는 세 개의 기차역이 모여있는데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철길 너머로 레닌그라드스카야 호텔이 보이는데 스탈린의 7자매 빌딩 중의 하나를 마지막으로 보는 셈이다.

8:10 우리는 레닌그라드역 주차장에 도착하는데 주차된 차중에 기아차도 눈에 띈다. 러시아에서는 현대 보다 기아차가 많이 보인다.

 

레닌그라드역 입구를 통해 역안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나 핀란드 헬싱키와 같은 모스
크바의 북쪽으로 가는 기차만 출발한다. 역사 내부에서 모든 집이 명품이라는 아파트 광고가 눈길을 끄는데 자본주의의 잠식이 느껴진다. 플랫폼을 안내하는 전광판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헬싱키와 탈린만 보이고 플랫폼 입구에는 보안요원이 있고 공항처럼 X-Ray검색대가 설치되어있다. 그래도 역에는 전광판의 행선지 이름과 화장실은 영어로도 표기되어있다. 추운 나라답게 역사 내부에 나무를 심어 조경을 해놓았다.

플랫폼으로 나오니 우리가 타고 갈 삽산(сапсан)열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매를 뜻해 매처럼 빠른 기차라는 의미이다. 삽산은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간 600km를 4시간에 직통운행하는 고속열차인데 주로 밤에 운행하고 9시간 쯤 걸리는 좀 느린 열차도 다닌다.

인증사진을 찍고 열차에 탑승하는데 칸마다 승무원이 표와 여권을 검사한다.

 

우리나라의 KTX와 비슷한 편이지만 삽산열차 헤드 레스트에는 작은 베개가 부착되어 있다. 

9:30 출발하여 모스크바를 빠져나온 열차는 어느덧 거대한 호수 곁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철길 옆으로 펼쳐지는 자작나무숲의 풍경은 잊지못할 아름다운 경치 중의 하나이다.

10:30 열차는 작은 도시를 지나는데 푸른 하늘에 흰 구름과 초록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열차 출발 후 1시간 경과 후 역시 열차여행의 백미인 맥주 한 캔과 피스타치오를 함께 즐긴다. Liebenweiss Hefe Weissbier라는 독일 맥주이다. 열차내 전광판에는 10:49 199Km/h라는 표시와 758번 열차이고 온도가 16℃라고 적혀있는데 외부 온도겠지??

11:00 열차는 녹음 속에 잠들어있는 듯한 작은 마을을 지나고 계속 숲이 이어진다.

 

11:23 열차는 볼로고예 (город Бологое)역을 지나는데 지도를 찾아보니 딱 중간 정도 이다. 역에는 청소원과 승무원만 있고 조용하고 PIO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는데 PIO는 모스크바-페테르부르크 간 철도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이다. 역을 넘어가는 지붕이 있는 육교가 눈길을 끌고 역에 진입해서인지 열차는 속도 많이 낮추고 조용히 움직인다. 역의 풍경이 우리나라 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묘하게 생긴 기차 한 대가 눈길을 끈다.

얼핏 잠들었나 싶었는데 13:20 우리는 서울 부산 간 거리의 1.5배 정도 되는 거리를 4시간 걸려서 페테르부르크역에 도착한다. 내려서 보니 열차 옆에 삽산(сапсан)이라는 로고가 선명하고 역사의 Санкт-Петербург(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간판이 우리를 반겨준다.

13:25 개찰구를 빠져 나오니 가이드가 우리를 반겨주고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일정을 시작한다.

 

1851년에 레닌그라드 역과 동시에 만들어진 모스콥스키역사 벽에는 철도노선도가 크게 그려져있고 Subway라는 잘 아는 이름의 편의점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출구쪽 벽에는 Санкт-Петербург(상트 페테르부르크라는 글자가 크게 써져 있고 그 위에 레닌그라드의 문장이 붙어있다. 역사 중앙에는 이 도시를 만든 황제 표트르 1세의 흉상이 있다. 전에는 레닌 흉상이 있었는데 1993년에 대체되었다고 한다.

역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최고의 번화가이자 관광의 거점인 네프스키 대로의 끝지점에 있고 역 광장에는 오벨리스크가 높게 서있는데 레닌그라드 영웅 도시 오벨리스크(hero city Leningrad Obelisk)라는 이름을 가진 높이 36m의 화강암 탑으로 소련이 나치 독일에게 거둔 승전의 40주년을 기념해 1985년 세웠다. 영웅도시는 1945년 승전 후 스탈린은 레닌그라드를 비롯해 전쟁 때 저항을 많이 했던(고생했던??) 12개 도시에 영웅도시 칭호를 부여했다. 

 

역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1851년에 세워진 4성급호텔인 크라스노야르스크(Oktyabrskaya) 호텔이고 좌측으로 보이는 둥근 건물은 지하철역인 항쟁광장역(Square of Insurrection)이다. 1955년에 지어졌는데 그 앞의 오벨리스크가 있는 광장이 항쟁이란 뜻을 가진 보스타니아(Vosstaniya) 광장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역사는 원래 성당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우측 도로가 이 곳의 메인 도로인 네프스키도로( Nevsky Prospekt)인데 도로의 끝에 보스타니아(향쟁)광장의 오벨리스크와 지하철역이 있는 셈이다. 도로 변의 79번 건물 식으로 번호가 붙은 건물들의 1층은 상가, 나머지 위층은 아파트로 된 구조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식의 모스크바역은 철도건설을 한 니콜라에프스키역이었다가 1930년 모스크바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네프스키대로도 1917년 10월혁명을 기념해 10월25일 대로 였다가 제이름을 되찾은 것이다.

 

13:40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데 60미터 폭의 넓은 네프스키대로를 차들이 꽉 메우고 있고 1800년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역시 거리의 양쪽을 채우고 있다. 19세기 상트페테르부르크 최고의 사교장으로 각광 받았던 로코코풍의 벨로셀스키-벨로제르스키 궁전을 지난다. 

그리고 표트르대제가 명해 1716년 나무다리로 만든 이래 현재 모습으로 개축된 아니치코프다리로 들어선다. 아니치코프다리의 유명한 명물은1851년 다리 양쪽 끝에 하나씩 세운 네 마리 말과 조련사 동상으로 힘 센 아라비아 종마 아말라트벡을 나체의 조련사가 네 가지 모습으로 다루는 형상을 표현하여 인간의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을 비교하여 표현하면서 인간상을 묘사했다.

북쪽 네바강으로 흘러가는 폰탄카운하를 지나는데 93갈래 물길이 있고 그 342개 다리가 지난다. 폰탄은 분수라는 뜻인데 시내 곳곳에 있는 분수에 물을 공급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네바강에 떠 있는 42개 섬과 주변 늪지에  돌을 메워 세운 인공 도시이다.

모두 200년 이상된 건물로 채워진 거리를 지나니 예카테리나 여제와 표트르3세 사이에서 태어난 파벨1세가 지은 미하일롭스키성이 보이는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어머니 예카테리나 2세의 집권 과정에서 아버지 표트르 3세가 의문사 하고 파벨1세도 통치 5년 만에 귀족들의 반란인 궁정 반란으로 살해됐다는 얘기를 가이드가 들려준다.

 

14:05 마르스광장(Field of Mars)에 도착한다. 군사훈련과 퍼레이드로 마르스광장이라 부르는 상트페테르
부르크의 중심부에 위치한 9 헥타르의 공원이다. 원래 "큰 풀밭"(Большой луг)이라고 불렸다가 북방전쟁 승리후 즐거운 풀밭으로 불리고 18세기 후반에 "차르의 풀밭"으로 명명된 광장의 진입로로 들어선다. 파벨 1세 때 군사 행진과 훈련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면서 마르스광장이라고 불리어졌다. 1917년의 2월 혁명 때 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했고 볼셰비키가 이 곳에 그들의 묘지와 꺼지지 않는 불을 설치했다. 그리고 이 광장의 이름을 "혁명 희생자의 광장"이라 명명하였다.

비가 오고 있는데도 불길은 계속 타오르고 있어 정말 꺼지지 않는 불이 맞는 듯하다. 꺼지지 않는 불 입구 답에는 비문이 적혀있고 혁명때 사망한 Proletkult 극장의 어린 배우 Ivan Alexandrovich (1913-1922)의 묘비가 있다.

마르스광장 주변의 건물들과 훈련이나 출정 시에 병사들이 거주하던 건물을 둘러 본다. 건물 뒤로 피의 사원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트리니티 다리 근처에 18세기말 나폴레온과 싸운 수보 로프장군(A. V. SUVOROV)의 기념비를 본다. 동상 옆에 옛날에 약국(Chief Pharmacy)였던 곳이 마치 그리스 신전 처럼 서있다. 

마르스 광장을 떠나 14:25 점심 먹으러 식당에 도착하여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첫 식사를 하고 15:10 1001 restaurant를 나왔다.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르스광장까지 동영상 보기 클릭 youtu.be/1Vsrs3AxpQk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