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붉은광장과 바실리성당을 바라보고 이제 크렘린을 떠나 모스크바강을 끼고 노보데비치 수도원으로 향한다. 차창 좌측 전방으로 보이는 다리는 큰 돌다리(Bol'shoy Kamennyy Most)라는 석재로 만든 다리로 1691년에 만들어진 다리인데 1995년 LG전자가 광고판을 설치하면서 LG다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리를 보수해주는 조건이었는데 당시에 러시아에는 옥외광고가 없던 시절이라고 한다. 현지인들도 엘지다리라고 부르며 이에 힘입어 엘지는 2000년 블라디보스톡에도 'LG다리'를 만들었다.
우측으로는 크렘린의 붉은 성벽과 타워가 보이고 우측의 모스크바강에는 유람선이 물살을 가른다. 모스크바는 축축한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차창밖 우측으로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Cathedral of Christ the Savior)이 보이는데 높이 105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방 정교회의 성당이고 1883년에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하기아 소피아 성당을 참고하여 설계되었고 약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성당이다.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1812년 서곡을 이곳에서 초연해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1931년에 소비에트 궁전이라는 100층 마천루를 건설하려 한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파괴되었다. 후르시쵸프 시절인 1959년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은 야외 수영장이 이 자리에 들어섰다. 소련이 해체된 후 모스크바 탄생 850주년을 기념해 1997년에 다시 지었다.
대성당 옆에는 알렉산드르 2세 기념비가 있다고 하고 대성당 뒤쪽으로는 모스크바 강을 가로지르는 총대주교 다리(Патриарший Мост)가 있다.
좌측 인도에 구세주성당에 가려는 관광객과 현지인들의 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사람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갈 수가 없는데 만일 간다면 하루를 꼬빡 잡아야 한다. 최근에 이탈리아에서 들여와 전시된 700년 된 이콘화를 보려고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지금까지 다닌 어떤 관광지에서도 이렇게 긴 줄은 본 적이 없다. 우~~와~~<동영상 참조>
왼쪽 강 거너편에 붉은 10월이라는 이름을 가진 예전 초콜릿 공장이 보이는데 지금은 사진 갤러리와 디자인 학교, 디자이너 샵, 스튜디오,, 카페, 바, 클럽이 들어선 문화지구이다.
모스크바강과 보두쯔보드니운하의 서부합류지점에 표트르대제 동상(The Peter the Great Statue)이 서있다. 그루지아인 디자이너 주랍 쩨레텔리(Zurab Tsereteli)에 의해 디자인되어 1997년에 세워진 이 동상은 98미터로 높이로는 세계 8위이며 무게도 1000톤이나 된단다. 원래 미국에 선물하기 위해서 콜롬버스 동상으로 만들어졌는데 미국이 거부하여 소련당국이 구입하여 표트르대제 동상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지도를 말아쥐고 있는 모습이 영낙 뱃사람의 모습이다.
차가 좀 더 달려 모스크바강 넘어 저편에 보이는 녹색지대가 고리키공원(Gorky Park)이라고 한다. 1928년 개원한 러시아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작가 막심 고르키(Maxim Gorky)의 이름을 땄다. 겨울이 끝나고 봄을 맞는 전통 축제인 마슬레니차 축제가 열리는 데 러시아에서 가장 큰 죽제란다. 동슬라브족에서 이어져 내려온 축제로 러시아 전역에서 열리는데 추운 나라이기 때문인 듯하다. 겨울철에는 대규모 스케이트 시설로 변해 유럽에서 가장 큰 스케이트장으로 유명하다. 가이드는 스케이트가 없으면 입장을 못한다고 하는데 검색해보니 보증금 천루불을 내면 무료로 빌려준다고 되어있다.
앞에 지붕이 있는 육교가 보이는데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오기때문에 지붕이 없으면 건너기 힘들다고 한다. 육교는 바람과 눈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투명 원통형 덮개가 씌워져 있다.
차창 우측으로 고등군사학교가 보이는데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것이 좀 특이하다. 땅이 넓은 나라니까....
공식명칭은 러시아 군사 종합 아카데미이며 우리 나라의 육군대학교와 성격이 비슷하다.
이제 차창 밖으로 쌍둥이 빌딩같이 보이는 건물은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RAS)가 보이는데 3개 지역지부, 21개 지역센터에 443개의 집적연구소를 가진 러시아 최고의 과학기술 산실이다. 건물의 윗 부분은 뇌를 상징하는 조형물이어서 황금 두뇌 건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뇌 모양의 부분을 잘 보면 시계도 들어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인 "고산" "이소연"씨가 훈련받은 러시아 우주항공국도 이곳에 속해있다.
차창 관광을 하면서 30분쯤 차를 달려 모스크바 남서쪽에 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Ensemble of the Novodevichy Convent)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내려 공원처럼 꾸며놓은 곳을 걸어 가는데 모스크바의 꽃이 우리를 반겨준다.
이 수도원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정교회 수녀원으로,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수도원 중 하나이고 200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1520년에 모스크바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노보데비치는 성스러운 처녀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도원은 모스크바 대공 바실리 3세가 폴란드령이던 스몰렌스크 탈환을 기념해 건립되었고 러시아정교회의 가장 고귀한 성소인 스몰렌스크의 ‘호디기트리아(길의 인도자 성모)’ 성모 마리아 성화를 위해 헌정되었다.
모스크바로 가는 길목, 강이 교차하는 곳에 있기 때문에 방어요새로도 사용되었고 지금은 러시아국립역사박물관분관인 박물관이 있어서 소중한 보물과 그림을 보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1525년에 걸쳐 건설된 6개의 기둥과 5개의 돔을 가진 스몰렌스크의 성모 성당이며 차르와 귀족 여성을 위한 묘지가 있고 주변 묘지에는 엘친, 쇼스타코비치 등 유명인들이 안치되있다.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큰 호수가 보이는데 이 수도원 연못에서 헤엄치는 백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다. 호숫가에 엄마오리를 따라가는 새끼오리들의 조각이 있는데 오바마 내외가 기증했다고 한다.
노보데비치 수도원 크렘린(크렘린은 원래 성채라는 뜻)의 타워를 보며 노보데비치 수도원 북쪽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는데 출입문은 그리스도 변용 교회(Church of Transfiguration)로 연결된다.
입구를 들어서면 잘 가꾸어진 정원이 나오고 정원의 중간에 돌로 만들어진 수도사의 석상이 보인다. 정원을 둘러싸고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고 정원과 건물 사이로 길이 나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성모 마리아의 가정 교회 나프루드나야 탑 아래에 있는 박물관을 둘러 본다. 박물관을 들어 서면 화려한 금세공으로 만들어진 러시아 정교 십자가와 성모상이 우리를 맞는다. 그 옆으로 마트료시카와 비슷한 달걀 공예품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있다.
추운 나라인 러시아의 유물인 17세기 러시아식 타일 스토브(Russian tiled stove)가 눈길을 끈다. 언뜻 보기에는 우리나라의 자개농을 닮았다.
그리고 벽에는 러시아 정교의 특징인 이콘화들이 많이 걸려있다. 주로 성모 마리아의 이콘이 많은데 예수의 그림이 있어 명판을 보니 ДeИСУС(그리스도) - КОНeЦ xix В라고 얄절없이 러시아어로만 되어 있다. 러시아어는 로마 문자를 닮았지만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중앙에 그리스도가 있고 좌우에 성모와 세례 요한이있는 Deesis라는 이콘화이다.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함께 그린 이콘화가 많다. 어떤 이콘화는 유명한 작품을 복원한 듯 원본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16세기 중반의 작품들이라고 한다.
계속 성모와 아기예수 이콘이 이어지고 수도사가 입었던 옷이 마네킹에 입혀져 서있다.
마지막 부분에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1990년대 수녀원장 세라핌(1914~1999)의 초상화로 공산당 치하에서 다른 용도로 전용됐던 수녀원을 복원한 인물이다.
밖으로 나와 이콘화가 많은 작은 박물관앞에 있는 나프루드나야 탑과 요새로 사용되기도 했던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흰 성벽과 왕관 모양의 타워(12개가 있다)를 구경한다. 모스크바 대공 바실리 3세가 스몰렌스크 탈환을 기념해 1520년대에 건립한 우스펜스키 성당이 보이는데 성당 옆구리에 작은 기프트 샵이 있다.
두번째로 성모마리아 가정교회의 박물관을 구경한다.
입구 위에 동박박사와 성모 마리아의 출산 장면이 있는 이콘화가 걸려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성인들의 모습을 그린 이콘화가 우리를 맞는다. 역시 성모의 분만 장면을 그린 이콘화와 성모가 아기 예수를 안고있는 이콘화들이 있다. 아기 예수와 성모의 은세공 이콘화도 눈길을 끌만큼 화려하다.
정면에 축복받은 성모 마리아의 가정 교회의 Iconostasis(이콘화벽)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도 주로 성모 마리아의 이콘화가 많은데 이콘화를 유리액자에 넣어 놓아서 얼비치기 때문에 촬영하기 좋지 않다. 제단의 뒤에는 십계명을 든 모세(Moses)로 보이는 그림이 걸려있다. 성모 이콘들과 우스펜스키성당 내부 모습을 둘러 보고 박물관을 나선다.
밖으로 나오니 1514년 스몰렌스크(Smolensk)를 합병한 것을 기념해 1524년 지은 양파 모양의 다섯 개 돔을 가지고 있는 스몰렌스크 대성당(Smolensk Cathedral)이 보이는데 보수공사 중이다. 성당 앞의 병정 조각이 이곳이 요새로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기도를 드리는 천사 조각이 보이고 스몰렌스크 성당 남서쪽으로 노보데비치 공동묘지가 있다. 여기에는 고골, 체호프 등 문학가와 흐루시초프와 옐친등 유명인과 2차대전 장병들의 무덤이 있다. 묘지 앞에 있는 좀 규모가 작은 표트르 성당 (Prokhorov Chapel)이 있는데 이곳은 일반인들이 들어가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에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노보데비치 수도원 구경을 마치고 노보데비치를 떠나 우리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로 간다.
노보데비치 수도원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youtu.be/GYYlCEpL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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