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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나무 - 박인걸

돌배나무 - 박인걸 내 소년 시절 안뜰에 늙은 돌배나무 한 그루 사계절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붉은 진액을 빨아먹었다. 봄이면 흰 나비 떼 같은 꽃잎이 여름이면 수만 개 푸른 잎들이 가을이면 고드랫돌 같은 돌배가 나무 속살까지 갉아 먹고 겨울이면 돌배나무는 알몸이 된다. 비바람 휘몰아치던 밤에도 한겨울 흰 눈이 쌓이던 밤에도 그저 묵묵히 서 있을 뿐 늠름한 자세로 햇살에 빛났다.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바람에 난타당한 가지는 주저앉고 추위에 찔린 가지는 말라가며 벌레에 갉힌 밑동은 패이고 계절을 잃어버린 나무는 스러졌다. 그토록 강인하던 의지도 서서히 시간에 깎여만 갔다. 내어 주기만 하고 채우지 못한 나무는 내 아버지처럼 그렇게 무너졌다. 그리고 봄이 와도 다시 피지 않았다.

좋은 글 2025.02.20

명문장으로 배우는 漢文과 중국어-1454 明心寶鑑 11.省心篇 下 19章-1

#1454강 명문장으로 배우는 漢文과 중국어 - 明心寶鑑 11.省心篇 下 19章-1 한시나 사서삼경등 한문의 명문장을 감상합니다.중국어와 한문, 한자를 익히며 한시를 즐겨보세요.좋은 글을 한문으로 읽어 마음과 정신의 풍요로움을... 이번 강은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金言)·명구(名句)를 엮은 명심보감 11. 성심편입니다. 내용:久住令人賤 (구주영인천)頻來親也疎 (빈래친야소) 오래 머무르면 사람을 천하게 만들고,자주 찾아오면 친함도 소원해지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