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앞에서 / 정심 김덕성긴긴 여름을마치 불사조인양 이겨내고하얀 속살을 내 보이며하늘을 우러르며 사심 없이 드리는간절한 너의 기도이제야 가을이 오는 소리 듣는다끈질긴 생명의 탄생인가나약해 보이면서도 극성스레 이겨낸굳은 의지와 곧은 자태는감이 어디에 비교할고바람에 사각사각 부대끼는 소리정감이 절로 나며 감미롭다일렁이는 은빛 파도에넋마저 놓고 말았던 감동의 물결이제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황혼에 물 드린 은빛 날리며인생길에 서서살포시 나풀대는 억새꽃사이에내 얼굴을 들이밀어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