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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 같은 어머니의 사랑 - 백승훈

선녀 같은 어머니의 사랑 - 백승훈흔히 들국화로 통칭되는 국화과의 많은 가을꽃 중에구절초는 정갈하고 고결해 보이는 순백의 꽃빛과맑고 그윽한 향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꽃입니다.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불리는 이꽃은오월 단오에 다섯 마디가 자라고아홉 마디가 자라는 음력 9월 9일에 꺾어야 약효가 좋다하여구절초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꽃말처럼 구절초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뿍 담긴 꽃입니다.어린 시절 나의 어머니는 가을이 되면들녘에 피어나는 구절초를 꽃과 잎이 달린 채로 꺾어다엮어서 추녀 그늘에 매달아 말렸습니다.그리고 시집 간 누나가 다니러 오면말린 구절초를 가마솥에 푹 고아서 그 달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구절초엔 여자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효가 있어몸이 찬 여자에게 좋은 약초이기도..

좋은 글 2024.10.25

상강 - 김명인

상강 /김명인 ​갈 데 없어 한나절을 베고 누웠는데 낮잠인가 싶어 설핏 깨어나니 어느새 화안한 석양이다 문턱을 딛고 방 안으로 스미는 가을 햇살들 먼 길 가다 잠시 쉬러 들어온 이 애잔, 그대의 행장이려니 움켜쥐려 하자 손등에 반짝이는 물기 빛살 속으로 손을 디밀어도 온기가 없다 나는 삯 진 여름 지나온 것일까 놓친 것이 많았다니 그대도 지금은 해 길이만큼 줄였겠구나 어디서 풀벌레 운다, 귀먹고 눈도 먹먹한데 찢어지게 가난한 저 울음 상자는 왜 텅 빈 바람 소리까지 담아두려는 것일까

좋은 글 2024.10.23

맨드라미 연정 / 정심 김덕성

맨드라미 연정 / 정심 김덕성지난여름은 뜨거웠다불가마 같은 뜨거운 열기 속에고통으로 수놓는 여름이었다붉은 줄기로 키 높이며보란 듯이 붉은 볏을 세워가며허망하게 산 세월을 달래며붉은 글씨로 시를 썼다이 가을 감동의 이미지로활활 불타며 붉게 물들인 사랑영원토록 사랑하고 싶다고고운 마소로 고백하누나붉은 정열로 피어오른왕관인양 붉은 계관 쓴 맨드라미사랑으로 붉게 영근 미의 여인그리움을 붉게 수놓으며 떠난지난 날 예쁜 누나 같구나

좋은 글 2024.10.22

해바라기 연가 - 박인걸

해바라기 연가언제부터인가 내 마음은오직 당신 있는 곳만 향합니다.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그리움 때문에나는 당신을 향해 서 있습니다.그대를 바라보아야 힘이 솟고당신의 빛을 받아야 피어납니다.한순간도 잊지 못할 그대 얼굴온종일 그리움에 파묻혀밤이 와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습니다.달이 환하게 웃을 때면당신의 그림자를 찾아 헤매고별빛이 빛나는 밤이오면당신을 위한 나의 기도는 간절합니다.붉은 나비가 펄럭일 때면혹여 당신 소식을 싣고 왔을까.파란 새가 꽃가지에 앉을 때면당신 향기를 가져왔을까 설렙니다.나는 오늘도 당신을 기다리느라그 자리에 종일 머물렀고당신을 향한 애타는 노래를메아리에 실어 보냅니다.

좋은 글 2024.10.21

황매산 억새 - 소산/문 재학

황매산 억새 - 소산/문 재학  해발 천 미터 정상(頂上) 광활한 면적(60정보)에 넘실대는 자연의 숨결이 장관(壯觀)이다.  소슬바람을 거느리고 염천(炎天)의 한을 풀어내는 눈부신 은빛 물결의 향연 탐방객들의 가슴을 환희로 물들였다.  서걱이는 억새 소리에 세상 시름 털어내고 그윽한 가을풍경 억새의 향기에 취한다.  춤추는 억새의 파도는 파란 하늘이 맞닿는 곳으로 아름다운 수채화를 수놓고  가을 햇살에 빛나는 싱그러운 은빛 파장이 포근한 온기로 정겹게 밀려온다.

좋은 글 2024.10.17

가을 장미 - 박동수

가을 장미 - 박동수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은 허전한 마음 하늘이 높은 청명한 가을날 누구의 영혼을 위해 붉은 입술의 미소를 머금었을까 그토록 싱그러운 여름 벌 나비들의 환희도 버리고 쓸쓸히 꽃잎 지는 가을 영근 씨앗 하나 품고서 봄을 향해 낙엽이 되려 하는가 태어나 또 다시 태어나 가을 날 슬픈 영혼이 되어 봄 날을 위해 싱그러운 영혼으로 태어나야 하는 가을에 피는 가을 장미

좋은 글 2024.10.14

금달맞이꽃 / 김승기 詩人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금달맞이꽃                        김승기 詩人이젠 존재하지 않는다아니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개구리 올챙이 적 일을 알지 못하는기억상실증수 없이 찾아 헤매었다어디에서 잃어버렸을까지금도 실종신고 처리진행중여름 가고가을이 오는데새파란 하늘에는둥그렇게 달만 떠 있다※ 금달맞이꽃 : 바늘꽃과의 두해살이풀로 북아메리카 원산인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황무지에 자생한다. 뿌리는 굵고 곧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모여나는데 피침형으로 땅바닥에 방석처럼 퍼지고, 줄기에서 나온 잎은 어긋나는데 넓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다. 7~8월에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든다. 9~10월에 열매가 긴 ..

좋은 글 2024.10.11

히아신스 : 영원한 사랑 - 백승훈

히아신스 : 영원한 사랑 - 백승훈히아신스 : 백합과에 속하는 구근류로 지중해 연안과 소아시아가 원산지다. 16세기 초 유럽에 전해져원예식물로 품종개량이 활발히 이뤄져 지금은 네덜란드에서 주로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한다.우리나라는 겨울철 땅의 온도가 너무 낮고 봄이 짧아 알뿌리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알뿌리를 수입해 싹을 틔워 판매한다. 보라색이 원종이며 향기가 매우 좋아 실내에서 수경재배로키우기에도 알맞다. 히아신스횡단보도 앞에서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꽃파는 트럭에서 히아신스 화분 하나 샀습니다볕바른 창가에 놓았더니히아신스 꽃향기로온 집안이 그윽해졌습니다나는 그저 찬바람에 떨고 있는꽃이 안쓰러워 사들고 온 것 뿐인데내 마음 잊지 않겠다는 듯자꾸자꾸 꽃향기를 풀어놓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좋은 글 2024.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