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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감자 - 뚱딴지 백승훈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감자 - 뚱딴지 구름 한 점 없는 쨍한 쪽빛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해바라기 꽃을 닮은 노란 꽃이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그 노란 꽃은 뚱딴지, 또는 돼지감자라 불리는 여러해살이풀의 꽃입니다. 뚱딴지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행동이나 사고방식 따위가 너무 엉뚱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 적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훌쩍 키가 큰데다가 잎사귀도 비슷하여 해바라기로 착각하기 쉬운 정말 뚱딴지 같은 꽃이지요. 해바라기를 닮은 노랗고 예쁜 꽃과는 달리 뿌리를 캐어보면 아무렇게나 생긴 못생긴 덩이줄기가 나오는데 예전에는 맛이 없어 돼지 먹이로 주면서 돼지감자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원래 돼지감자는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식량이었다고 합니다. 17세기 경부터 유럽에서도 식용으로 사용하였으며 프랑..

좋은 글 2024.04.12

진달래 꽃 당신 / 정심 김덕성

진달래 꽃 당신 / 정심 김덕성 당신이 피어나던 날 닫쳤던 마음 문이 열리면서 연분홍 사랑 토해낸다 꽃 봉우리 속에 피어나는 불꽃같은 진한사랑 당신은 내 가슴에 피어난 진홍빛 사랑의 봄꽃 봄의 숨결 둘리는 봄꽃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데 햇살 입술에 포개어 지며 사랑을 고백한다 사르르 떨며 다가오는 아주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봄의 그리움을 활짝 열고 연분홍 속살을 들어내며 소곤거리는 당신

좋은 글 2024.04.11

자목련 꽃 예찬 / 정심 김덕성

자목련 꽃 예찬 / 정심 김덕성 어느 해인가 그해 처음 자색 여인을 만나 그만 홀딱 혼신을 빼앗겼던 나 용케 한겨울 이겨내고 한 뼘 봄기운으로 즐기는 꽃망울 모질게 사랑해 받은 금상인가 고향 집 마당에도 피었을까 고운 햇살에 빛나는 그 자주 빛 사랑의 정열의 여인 마음은 비단결같이 곱구나 우아한 자태로 사랑을 전해 주는 고결한 자목련 어머니의 특이한 웃음을 닮은 자색 웃음으로 다가오며 향긋한 내음으로 에워싸며 행복을 나눠 주는

좋은 글 2024.04.08

산딸나무 - 김승기

산딸나무 - 김승기 하늘마저 타버리는 유월 한낮 북한산을 오른다 예전에 만났던 바위말발도리 오늘도 볼 수 있을까 마음 부풀어 홀로 오르는 길 발밑에선 남산제비꽃이 짙은 잎을 띄우고, 오월 하늘 꽃 자랑하던 팥배나무 노린재나무는 꽃을 지운 채 좌우로 늘어서 있고, 쪽동백도 콩알 같은 열매를 총총히 달고서 반기는데,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바위말발도리는 보이지 않고 덜꿩나무만 휑뎅그렁하게 서 있네 못 보면 또 어떠랴 땀 흘리며 찾아온 욕심인걸 병꽃나무도 마음을 비웠는데, 나도 그리움 비우고 그렇지, 그렇게 유유자적하는 발걸음 그러는 내 모습을 멀리서 산딸나무가 하얗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속에서도 꽃은 핀다] ※ 산딸나무 : 층층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교목으로 우리나..

좋은 글 2024.04.05

벚꽃, 저 민첩함들 - 다서 신형식

벚꽃, 저 민첩함들 - 다서 신형식 그대의 지난 겨울을 존중한다고 잊지말자고 영원하자고 힘주어 다짐하던 꽃보다 꽃같은 웃음 금세 해탈해 버린다 해도 감사해요 배시시 쪼개질 듯 말 듯 가슴 두드리던 웃음보다 아름다웠던 그 미소 앞으로 같이할 시간 그리 많지 않아도 버리면서 비로서 꽃이 되는 말씀 한잎 한잎, 절실한 것은 더디 온다는 그 말 채 끝나기 전 가슴 졸이던 것들은 저리도 민첩하게 피었다 지고 말아도

좋은 글 2024.04.04

개나리꽃 피었네 / 정심 김덕성

개나리꽃 피었네 / 정심 김덕성 봄비 내리던 날 아침 도봉천 산책길에 무리 지어 피어나 불꽃 밝히는 사랑 꽃 황금 개나리 노란 미소로 반갑게 반기네 설렘으로 가득한 대지엔 부드럽게 빛나는 햇살 머금고 온 봄 절망에서 희망으로 연 불꽃 향연 네 모습 눈부시게 아름답구나. 겨우내 얼마나 힘들었는가 보고 볼수록 황홀한 자태에 빠져드는 아름다운 미의 여인 개나리 꽃향기 제법 봄 향기가 진동을 하누나 이제야 봄이 실감 나누나 노란 빛으로 펼쳐지는 개나리꽃 풍성하게 채워주는 황금빛 소망의 봄으로 마음에 채워주니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좋은 글 2024.04.01

며느리의 설움을 간직한 꽃:며느리밥풀꽃 - 백승훈

며느리의 설움을 간직한 꽃 가족이면서도 물 위에 뜬 기름처럼 한데 어울리지 못하고 껄끄러운 게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일 것입니다. 한 가정의 평화를 해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기도 하는 고부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꽃이 며느리밥풀꽃입니다. 밥에 뜸이 들었나 확인하던 며느리를 버릇없는 며느리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한 고약한 시어머니의 전설을 담은 며느리밥풀꽃은 예나 지금이나 고부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관계의 어려움이라고 일깨워줍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혹시 나의 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는 이해와 배려, 자기성찰만이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며느리밥풀꽃. 꽃 입술에 붙은 두 알의 흰 밥풀이 애틋함으로 다가옵니다. ..

좋은 글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