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847

붉은 나팔꽃 사랑 / 정심 김덕성

붉은 나팔꽃 사랑 / 정심 김덕성어쩌다 늦더위가 있지만여름 지나며 가을에 접어들며 오는오늘은 서늘한 바람 부는 입추아침안개 거친 산책길가을 온다해 그런지 오롯이 웃으며황금빛 빛나며 희망이 열린 아침나팔꽃 미소가 감미롭다버팀목에 수 없이 감으며누구보다 높이 오르려는 의지로아침 남몰래 살포시 피어나 오르며생명력을 과시하는 나팔꽃푸른 하늘을 향해드높이 오르는 홍화의 행복감은은히 들려오는 사랑의 고백인사랑의 트럼펫 연주로 핀사랑의 천사 꽃이여

좋은 글 2024.08.13

메밀꽃 - 박인걸

메밀꽃메밀꽃 하얗게 피어나흰 눈처럼 고요히 내려앉은 비탈 밭향기로운 바람이 지나가면지난날의 그리움 새록새록 피어나네.아주 긴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선명한 그리움그리운 사람 미소 닮은고운 꽃잎 하나하나가 반짝이고밤하늘 별빛처럼 빛나며고요한 마음에 은은히 파고드네.그리움 가득 젖어 든 마음하얀 꽃길 따라 마냥 걷다 보면발걸음 걸음마다소중한 추억이 발끝에 맺히며잔잔한 미소로 꽃 향기 스며드네.저녁 녘 햇살 같던 너의 눈빛그리운 기억 속에 피어난 꽃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밭 둑에서함께했던 기억이 살며시 떠올라이별의 아픔도 희미하게 사라져가네.또다시 여름이 오면메밀꽃 여전히 하얗게 피어나리그리운 사람 기억을 안고순수한 마음 그대로하얀 메밀꽃처럼 영원히 피어나리.

좋은 글 2024.08.12

숨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 물매화 백승훈

숨어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 물매화 ​  물매화헛 것에 홀려밖으로만 떠돌던 지난 세월낙엽처럼 내려 놓고찾아든 가을산에서은자의 꽃을 만났다아무도 찾지 않는깊은 산 속에서홀로 꽃대를 밀어올리고고요히 하늘을 연물매화꽃세상 끝으로내닫던 바람 되돌아와단풍숲을 흔드는 날이면나도산골짜기 숨어 피는한 송이 물매화가 되고 싶다 * 물매화 :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볕 잘 드는 습지에서 잘 자란다. 키는 10cm~40cm까지 자라면 7월~ 9월까지 흰색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하늘을 향해 핀다. 글.사진 - 백승훈

좋은 글 2024.08.09

양귀비 / 이재봉

양귀비 / 이재봉산길을 내려오는데일렁이는 풀숲 사이로빨간 꽃잎이 하늘거린다철 이른 코스이재봉모스인가 싶어살며시 들여다보니양귀비가 가는 허리를 흔들며내게로 다가온다눈이 부셔 그만 발을 헛디뎠다그녀의 찬란한 아름다움에옆에 있던 꽃들도 수줍어고개를 숙이며 풀 속으로 숨는다그녀가 반만 아름다웠더라면현종의 눈이 반만 멀었더라면

좋은 글 2024.08.08

산나리 꽃 - 박인걸

산나리 꽃가녀린 산나리 꽃잎한여름 노을빛에 물들고그리움의 잔잔한 물결 속에연인의 속삭임이 들려오네.해질녘 붉게 타오르는 하늘 아래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내 마음도 그대 향해 떨리고사랑의 그리움은 저녁 공기 속에 흩어지네.외로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이 순간산나리 꽃은 잃어버린 시간을 노래하고지나간 날들의 추억이잔잔히 내 영혼을 어루만지네.한여름의 끝자락에서산나리 꽃이 피어오를 때연인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며그리움의 바다를 건너네.

좋은 글 2024.08.06

초롱꽃 - 박인걸

초롱꽃보랏빛 초롱꽃 피어난 밭둑여름 햇볕 아래 작은 종을 달고지나가는 바람 살랑이면그리움의 멜로디가 흘러나오네.고단한 아낙네의 무거운 발길둔덕을 넘어 작은 냇가를 지나어린시절 기억을 더듬으며,초롱꽃에 마음을 기대어 쉬네.초여름 한낮의 뜨거운 햇살초롱꽃 잎사귀에 반짝이고그 아래 숨어있는 작은 꿈들동심의 세계가 다시금 열리네.우연히 지나다 들른 고향여전히 피어난 초롱꽃 무리연모의 마음이 숨결처럼꽃잎마다 스며들어 피어나네.초롱꽃 가득한 그 길 위에나그네 발걸음 잠시 멈출 때동심(童心)의 행복이 다시 찾아와고향의 향기 속에 안겨드네.

좋은 글 2024.08.05

달개비 - 김승기

한국의 야생화 시집 (1) [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달개비 - 김승기 언제 또 볼 수 있을까발밑에서 채일 때마다포르릉 날아오르는 파랑나비의 날개짓별빛으로 꼭꼭 채워주던꿈을 꾸는 닭의장풀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구부정해진 아버지의허리 바로 세우는 지팡이였는데언젠가 제초제에 묻히고 난 뒤썩어 문드러진 그 자리에허물어지는 빈집만 휑하니 남아 있고값비싼 행세하며집 안에까지 밀치고 들어오는 양달개비 앞에서파랗게 아롱지는 꿈도 사라져야 하는가 지금부터라도 가꾸어야지헐벗은 땅메말라 가는 세상넋 놓고 바라볼 수는 없는 일허물어진 빈집 다시 세우고농약에 찌든 때 씻어내야지때로는 고달프고 가끔은 피도 흘리겠지그래도 우리들 마음 속에 꽃밭을 만들고벌 나비 불러들여야지자식에게 들려줄 파랑나비의아름다운 동화를 위하여 ..

좋은 글 2024.08.02

8월 / 홍경임

8월 / 홍경임 8월 볕에 목이 타는 촌길을 간다 길가 쑥부쟁이도 인사하고 옆에 자리한 달맞이 꽃도 아는체 한다   동네 한가운데 느티나무 매미놈은 8월이 다 가기 전 예쁜 색시 만나 장가가야 한다고 여간 시끄럽지가 않다 8월 소낙비 후 길건너 백운호수는 흙탕물로 만수가 되었어도 바람결에 고고하게 작은 배 띄우고   나 청운집 평상에 않아 영계를 안주하여 소주에 말아 인생을 마시며 호수가에 떠있는 작은 배를 벗삼으니   내 어찌 저 하늘 뜬 구름이 부러우랴.

좋은 글 2024.08.01

둥굴레 - 김윤현

둥굴레 - 김윤현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좋은 글 2024.07.30

열대야(熱帶夜) - 소산 문 재학

열대야(熱帶夜) - 소산 문 재학   찌는 듯한 삼복(三伏)더위를 타고 어김없이 찾아드는 불청객(不請客) 열대야  한낮의 대지를 달구는 숨 막히는 열기(熱氣) 밤이면 생체리듬을 깨고  불쾌한 비지땀에 뒤척이는 심신 불면(不眠)으로 지새우는 짧은 여름밤이 길기만 하여라.  어쩌다 창문으로 흘러드는 한줄기 시원한 냉풍(冷風)이 코끝을 간질이면  상념은 시원한 계곡 나무 그늘로 달린다. 뽀송뽀송한 청량감(淸凉感) 속으로

좋은 글 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