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김승기 시인

얼마나 속을 태웠으면
피 흘리며 꽃 피우느냐
그렇게도 절절한
파계로 얻은 사랑이 고작
영겁토록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으로 피우는
잎 지는 가을 저녁
서쪽 하늘의 노을이었더냐
이제는 미련 접고
적막으로 들게나
견우와 직녀의
일년만의 만남이 온통 눈물이듯이
너의 아픈 사랑도 한낱
불꽃 터지는 번뇌 아니겠느냐
*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 꽃무릇 :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상사화」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중남부지방 이남의 습한 들이나 낮은 계곡 또는 사찰의 주변에 자생한다. 비늘줄기는 넓은 계란형으로 바깥껍질은 검은색이다. 9~10월에 잎이 없어진 비늘줄기에서 꽃대가 나와 붉은 색의 꽃이 피고, 대개는 씨앗을 맺지 않고 비늘줄기로 번식을 하지만, 11월에 간혹 씨를 맺기도 한다. 꽃이 진 후에 짙은 녹색의 잎이 넓은 선형으로 나와 다음해 여름에 잎이 없어진다. 한방에서「석산(石蒜)」이라 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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