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 마닐라 대성당을 떠나 97Km로 약 3시간 30분쯤 걸리는 팍상한 폭포로 간다. 원래 여행 일정에는 푸닝온천으로 돼있는데 가이드와 협의하여 비용을 더 내고 팍상한 폭포로 바꾼 것이다.
비싼 요트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닐라 수빅베이(subic bay)의 요트 클럽을 지나고 한참을 달려서 10:45 산페드로시티의 휴게소에 들른다. 따가이따이 갈 때 들렸던 휴게소인데 이번에는 총을 들고 있는 경비의 모습이 보여 낯설다.
11:20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지프니들이 돌아다니는 도심을 지난다.
11:50 필리핀에서 꼭 먹어봐야하는 부코파이를 사기 위해 로스바노스라는 도시에서 차를 잠시 세운다. 부코파이(buko pie)는 코코넛 생 과육을 첨가한 필리핀 국민간식으로 유명한데 부코는 필리핀 말로 코코넛이라는 뜻이다. 부코파이 베이커리 옆에 공원 같은 것이 보여 봤더니 Heaven's Garden이라는 공원묘지이다.
길가에 우리말로 미주리조트라 쓰여있는 안내판이 반갑다. 필리핀 교민 수는 최대 15만 명까지 늘어난 적이 있어 제법 규모가 큰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로스 바노스는 역시 차가 많이 밀리는데 귀여운 트라이시클과 지프니를 구경하며 지나간다.
13시쯤 되서 1878년에 세워진 pagsanjan(팍상한)이라고 써진 관문을 지나는 걸 보니 거의 다 왔나 보다. 팍상한은 작은 도시 이름인데 같은 지역에 있어서 팍상한 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관문을 지나면 앞에 팍상한 성당(pagsanjan Church)이 보이는데 정식 이름은 Shrine of Our Lady of Guadalupe이다. 성당의 정문은 달팽이를 형상화하였다.
13:30 팍상한 폭포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하며 팍상한 폭포에 갈 준비를 한다.
폭포에는 카누처럼 생긴 필리핀 전통 나무배인 방카 보트를 타고 가는데 물살을 거슬러서 두 명의 보트맨이 방카를 끌고 밀며 가는 래프팅 비슷한 과정이 재미있다고 한다.
처음에 물이 깊고 넓은 지역은 방카 보트들을 줄로 연결하고 모터보트가 줄줄이 끌고 간다. 마그다피오 폭포(Magdapio falls) 혹은 Cavinti Falls라고 부르는 팍상한 폭포까지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다 보니 옆에 폭포를 갔다 오는 팀들이 자기들을 끌고 갈 모터보트를 기다리고 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곳곳에 관광객들을 위한 방갈로와 쉼터들이 있다.
이렇게 5분여를 올라오는 곳까지 모타보트가 데려다준다. 여기부터는 이제 보트맨들의 몫이다. 낮은 곳에서는 발로 강물 바닥을 밀고 가고 어떨 때는 보트맨은 아예 내려서 보트를 끌고 간다. 물가에서는 방갈로 주인들이 빨래를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는 관심도 없다. 강가의 야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야자가 탐스럽다.
풀잎으로 지붕을 엮은 뗏목도 관광객용이다. 적당히 깊은 곳에서는 노를 저어 가다가 낮은 곳이 나오면 발로 차고 가기를 반복한다.
다시 물소리가 조용해지고 숲이 깊어지고 보트맨은 열심히 노를 젓는다.
상류로 올라오니 물이 점점 맑아진다.
열대우림 속에 비가 왔으면 폭포로 변했을 산 위의 물길이 보이고 관광객을 태운 방카들은 열심히 저으며 올라가고 내려오고... 다시 물길이 좁아지는 구간이 오니 보트맨이 바빠진다. 우리가 올라가고 있는 팍상한 계곡은 전 세계 7대 절경 중 하나로 '플래툰', '킬링필드' 등의 촬영지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도
이곳에서 촬영했으며 가수 조성모의 '아시나요'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 알려져 있다.
보트가 갈 수 없는 구간으로 생각되는데 가는 게 신기하고 앞선 보트들도 힘겹게 나아간다. 가는 도중에 가늘고 긴 폭포가 하나 나온다. 뭔가 이름도 있을 법 한데~~~ 모르겠다.
배가 바위들 사이에 갇혀있고 보트맨들은 방카를 빼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딱 방카 두대가 비켜갈 수밖에 없는 물길이다.
협곡의 위 쪽으로 비가 오면 폭포로 변할 법한 물길이 마른 채 산 위로 긴 선을 긋고 있다. 거센 물소리가 보트맨들의 힘듦을 알려 주는데 덕분에 우리는 편히 앉아 경관을 즐긴다.
14:40 이럭저럭 팍상한 폭포에 도착하고 이제 보트맨들은 쉬고 현장에 있는 뱃사공들이 대나무 뗏목을 줄로 끌어서 폭포 뒤에 있는 악마의 동굴까지 우리를 데려간다. 물을 흠뻑 맞아야 하기 때문에 비디오 촬영도 할 수가 없다. 이렇게 물을 맞은 뒤에 구경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폭포를 등지고 다시 돌아 나온다.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길은 보트맨들도 수월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끝난 게 아니었다. 바위가 많은 지역에 오니 계곡에 걸쳐놓은 쇠파이프에 배를 걸쳐서 밀고 내려오고 물에 내린 뒤 다시 타고 내려온다. 쇠파이프를 타고 내려온 뒤에 배를 물에 내려놓는 것이 꼭 배 진수식 같다.
협곡 위로 하늘이 빼꼼히 보이고 협곡 안은 어둡다.
물이 넓어지는 곳에 오니 대나무 뗏목 위의 움막이 마치 거실 같은데 누군가 뭔가를 보고 있고 텐트 같은 집 앞에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이제 다시 모터보트가 끌고 간다. 보트맨들 정말로 고생 끝!!!
베이스에 돌아오니 돌아오니 코코넛과 망고를 준비해놓아 열대과일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즐긴다,
17:40 온천지대인 로스 바뇨스에 있는 88 HotSpring Resort에 들리는데 부코파이를 사 먹던 동네에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좀 비싸다지만 시설이 좋고 깔끔하게 꾸며놓았다. 팍상한 옵션에 같이 포함되어있다.
리조트의 정원을 구경하고 구궁수기라는 온천탕 설명을 보며 잠시 온천욕을 즐긴다.
20:10 88온천에서 식사를 하고 야경을 본 뒤 마닐라로 돌아간다.
21:10 올 때 들렸던 휴게소에 잠시 들러서 쉰 다음에
22:00 마닐라 번화가인 보니파시오 거리에 도착하여 마닐라의 마지막 밤을 즐긴다. 보니파시오는 구도심 마카티 이후에 새로 조성되는 신시가지로 더 깨끗하고 각종 조형물과 식물이 있는 도심공원과 보니파시오 광장 주변으로 대형 쇼핑몰들이 입점해있어 도시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간단히 맥주를 한잔하고 호텔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 쇼핑센터를 몇 군데 들리고 귀국한다.
팍상한 폭포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YTP0X1Jya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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