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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후기-23 로마-바티칸박물관-시스티나성당-최후의 심판

HIIO 2017. 6. 8. 11:27

천지창조를 그린 25년후 미켈란젤로는 클레멘스7세의 부탁으로 싫었지만 다시 최후의 심판을 그린다.

1541년에 완성된 1370 x 1220 cm 크기의 작품이고 젖은 회반죽에 색을 입히는 프레스코화법으로 천정화인 천지창조 앞 부분의 전면 벽에 그렸다. 천정화의 요나와 이어지고 있는데 그리기 싫지만 신의 뜻이라 어쩔 수 없이 하는 자신과 동일시했단다.

상단에 천국, 중앙에 심판 장면, 하단에 지옥을 그렸으며 총 391명의 인물이 그려져 있다.

당연히 최후의 심판 작품의 핵심은 성인과 사도에 둘러싸인 예수 그리스도인데 후광이 있는 옥좌에 앉은 예수는 오른손을
들어 심판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켈란젤로가 근육덕후여서 예수는 근육질의 몸매로 그려졌는데 헤라클레스를 모델로 했다고 하며 적당히 살이 붙은 얼굴은 태양신 아폴로를 모델로하여 미남으로 그려져 이전의 예수와 다른 느낌을 준다.

좌측의 구원받지 못한 자들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 성모 마리아가 왼쪽에 앉아 있는데 자비와 보호의 상징인 마리아는 예수에게 몸을 움츠려 기대어 있고 젊은 미녀로 그려져 있다.


예수의 손과 발을 자세히 보면 못자국이 보이는데 손과 발 네곳과 창자국을 합쳐서 오상(五傷)이라고 부른다.

예수의 윗 부분에는 예수님이 순교하실 때 사용된 도구들을 천사가 잡고있는 것이 그려져 있다.

좌측에는 천사들이 십자가와 가시면류관을 잡고있고 한 가운데 세워져 있는 검은 막대기는 우슬초를 묻힌 헝겊을 달아 올려주었다는 막대기이다. 오른쪽에 예수께서 묶여 매를 맞았다는 기둥이 있고 주변에 천사들이 그려져있는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날개달린 애기같은 그런 천사의 모습이 아니다.


중간 부분의 성인과 사도는 각자의 특징을 나타내는 물건인 지물(指物)로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도록 그렸다. 예를 들어 열쇠를 들고 있으면 베드로이고 화형을 당한 성인은 고기굽는 석쇠를 들고있다.ㅋㅋ

예수님으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은 베드로는 조각이나 그림에서 열쇠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피에트로 페루지노(Pietro Perugino)가 1482년경 그린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는 예수(Christ Delivering the Keys of the Kingdom to Saint Peter)>는 열쇠와 관련해서 중요한 그림이다. 최후의 심판에서 예수님 우측에 열쇠를 들고 있는 사람이 베드로이다. 파르네제家의 교황 바오로 3세(PaoloⅢ: 즉위 1534-49)를 모델로 베드로를 그렸다. 시스티나 옆의 베드로 성당도 하늘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에 열쇠구멍의 형태를 띠고 있다.


성모 마리아의 우측에 앉아있는 사다리같이 생긴 고기 굽는 석쇠를 어깨에 메고 있는 사람은 화형으로 순교한 성 로렌스이다.

오른 손에 칼을 들고 왼손에 자기 자신의 껍질을 들고 있는 성 바르톨로메오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으로 껍질을 벗기는 혹형으로 순교하였다. 그가 들고 있는 껍질의 얼굴이 바로 미켈란젤로 자신의 얼굴로 지치고 불만에 찬 모습인데 심판의 장소에 걸려있는 것은 성인이 올려주면 천국으로, 놔버리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위치이다.ㅋㅋ

미켈란젤로는 지옥과 천국의 문턱에 걸려있는 인간의 모습을 자기를 모델로 하여 묘사한 것이다.


예수님 밑에는 일곱 천사가 심판의 날이 왔음을 알리는 나팔을 불고 있고 심판명부를 갖고 있는데 지옥 명부는 크고 두껍고 천국명부는 작고 얇은 것으로 천국에 가기 어려움을 표현한다.

좌측에는 연옥에서 구원을 받아 천국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군상이 그려져있는데 흑인도 그려져있어 노예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켈란젤로의 의식을 보여준다.


우측 중간 아래에 초록색 주머니에 앉아 후회를 하면서 악마들에게 지옥으로 끌려내려오는 사람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 장면이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란 작품에 모티브를 주었다고 한다. 초록색 주머니는 돈 주머니로 탐욕의 죄를 상징하며 욕심이 얼마나 큰 죄인가를 묘사했다.

우측 하단에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편을 모티브로 그렸는데 보트를 탄 악마 카론(Charon)이 노를 휘두르며 지옥으로 몰아붙이고 지옥으로 떨어지는(진)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을 처음에 모두 신을 상징하는 나체로 그렸고 그리고 작품을 그리는 동안 모든 작업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다만 비아지오 다 체세나(Biagio da Cesena)라는 이름의 교황 의전관(cerimoniere)이 있었는데 그는 작업을 지켜보고 교황의 지시를 전하며 교황에게 작업상황을 보고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는 벽화가 이교도들의 외설과 이단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교황에게는 사창가에나 걸리는 그런 그림이라고 보고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는 그림에 악평을 한 체세나를 당나귀 귀를 가진 지옥의 신 미노스(Minos)의 모델로 하여 지옥에 그려 넣었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뱀이 휘감게하고 뱀이 그의 고추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 그렸다. 예술가 기질이 충만했던 미켈란젤로의 뒤끝이 작열하는 에피소드이다. 미노스는 원래 당나귀 귀가 아닌데 왜 그랬을까...체세나는 성직을 매매해서 호주머니를 채우고 신교도 탄압에 앞장선 부패성직자로 유명한데 귀를 열으라는 메세지였을까???


나중에 1564년 1월 트리엔트공의회  에서 "비속한 부분은 모두 가려져야 한다"는 칙령이 반포되고 교황 파울루스 4세는 다행히 작가의 제자였던 볼테라(Daniele da Volterra: 1509-1566)에게 작업을 맡겨 작품을 크게 훼손하지않고 최소한의 가리개만 그리게하는 수준에서 변형을 시켰다. 미켈란젤로의 뒤끝 덕분에 옷을 입히는 작업을 했던 볼테라도 체세나의 그림에는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요한 바오로2세가 작품을 복원하도록 지시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현재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원본을 볼 수는 없으나 8년후인 1549년에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원본을 보고 복제한 마르첼로 베누스티Marcello Venusti의 그림이 있다. 나폴리 카포디몬테 박물관 Museo di Capodimonte, Naples에 소장된 그림으로 이 역시 좀 더 건전한 그림으로 그려달라는 교황청의 부탁으로 그려졌으므로 원본과 같다고 할 수는 없겠다.


시스티나성당 최후의 심판 동영상으로 보기 클릭 https://youtu.be/YJT0kmjySMc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