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던 날 - 信士 박인걸 겨울의 유언을 물고 온 저 많은 입술과 금세 멍들 것 같은 저 봉인 된 슬픔이 새하얀 통증으로 허공에 박힌다. 세상의 소란을 잠재우고 모두 이곳을 향해 창백한 목을 빼 들고 부르는 집단의 합창 어느 생애 뒤안길에서 이토록 서성였던가. 눈부신 낙화의 예약 없이 꽃은 피지 않는다. 제 몸에 가시 같은 통증을 품고 오는 것은 가는 것의 다른 이름으로 기척도 없이 허공에 흰 획을 긋는다. 비린 생애를 건너온 저녁이 가지 아래 도착할 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건 꽃잎이 아니라 몸이다. 한 시절 뜨거웠으나 이제는 넋이 된 구름들 지상에 처박힌 백색의 정적이 너무 깊어 나는 고개를 숙인 채 공허의 한복판을 본다. 피어나는 것은 이미 지는 운명을 깨닫는 순간 허공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