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의 꽃 홍매화 - 다서 신형식
극락이란 외로운 마당에 세워둔
꽃나무 한 그루다
선방안은 온통 그리움이란 화두로
용맹정진중
그대는벽을 보고 앉았고
또 그대의 그대는 굳게 입을 닫았으니
진리와 정의도 묵언수행중이라
술렁이는 바람들만
일주문 주변을 잉밍거리고 있는데
모두가 내려놓고 비우고 있을 때
침묵이 법이고 고요가 진리라는
개똥같은 법문을 집어던지고
이제 동안거를 끝내려는 듯
숨죽였던 고요와 비겁했던 침묵들이
해제를 시도한다
일어서야 할 때
먼저 손 번쩍 들고 일어서는 것이
진정 살아있는 것이라고
준비는 진작부터였다고
일제히 해탈을 시작하는 홍매화
생각난다
고드름 눈물 뚝뚝 떨구고 나면
어김없이 돌아올 거라고
통도사 영각 처마 밑에서
웃으며 다시 보자던 붉은 약속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린초 - 김승기 (0) | 2026.01.30 |
|---|---|
| 도심에서 만난 섬초롱 - 김승기(夕塘) (1) | 2026.01.27 |
| 백일홍 - 백승훈 시인 (0) | 2026.01.26 |
| 도시의 비비추 - 김승기 詩人 (0) | 2026.01.23 |
| 벌노랑이 - 백승훈 시인 (1) | 2026.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