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채 김승기 시인 겨우 이슬로 꽃을 피우는그 얇고 가는 부챗살로어찌 시원하게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혼자서만 아프게 아프게 팔 휘저으면세상이 너무 달아올라한여름 뙤약볕뜨거워진 지구를식힐 수 있는 바람 부를 수 있겠느냐개발과 오염으로 파헤쳐지고 죽어가는모든 곳이 쓰레기장부패와 비리와 폭력과 무질서마약과 범죄와 도박과 음란으로 얼룩진열기 가득한 도가니 속썩어나는 것뿐인 세상을한 번에 날릴 수 있는 바람보고 싶구나더는 앉아서 못 보겠구나네게로 가서부채질에 힘을 더하면선풍기로도 에어컨으로도 안 되는달구어진 땅 식혀 줄한 점 자연의 바람 일지 않겠느냐범부채로 일으키는 작은 몸짓이어도북극의 바람 불러올 수 있지 않겠느냐* 한국의 야생화 시집 (2) [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