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꽃 信士/박인걸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거친 땅에햇살 품은 둥근 얼굴 슬며시 내밀며흙냄새 머금고 소슬바람에 흔들린다.잡초라는 이름 하나 등에 지고길모퉁이마다 하얗게 피는 소박한 사연 늘 무시당한 채로 그늘진 길가에 서서하얀 꽃잎에 맺힌 정적은 차가운 이슬이 되어오래된 바람을 몸에 새긴 채 세월을 견디며흩어진 그리움만 바람에 실어 보내니바라보는 이 없어도 홀로 아련한 빛을 발한다. 황무지라 하여 피어나지 못할 까닭 있으랴이름마저 서글픈 굴레 속에서도 또렷한 생명의 의지피고 지는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섭리였기에자리를 탓하지 않는 저 기막힌 침묵으로생명의 한 조각을 가슴에 품는다. 뒤돌아보면 우리네 삶의 길목도 이와 같아서화려한 장미꽃처럼 눈부시지 못할지라도제 몫의 꽃 한 송이 가슴에 품은..